지난달 말 KBS2 주말극 ‘결혼해주세요’에 카메오 출연해 대표곡 ‘Yesterday’를 선사했는가 하면 SBS ‘도전 1000곡’에선 뮤지컬 스타 임태경과 짝을 이뤄 색깔 있는 가창력과 매력을 뽐냈다. 재즈 마니아 사이에서 깊이 있는 보컬과 탁월한 스윙감으로 ‘웅산스럽게’곡을 해석한다는 찬사를 받는 웅산은 12월24일 경기도 성남 아트센터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 12월26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디너쇼도 열 계획이다.
◇한류 스타
2003년 한국과 일본에서 1집 ‘Love Letters’를 내고 ‘재즈의 전도사’로 꾸준히 활약해온 웅산은 일본에서 두터운 고정 팬층을 갖고 있다. 1998년 일본에 진출. 2004년 음반 발표와 함께 각종 라이브 무대에 올랐으며 2008년 4집 ‘Feel like making love’에 이어 지난해 말 발표한 5집 ‘Close your Eyes’로 올해 초 일본 재즈전문지 ‘스윙저널’이 뽑은 골드디스크에 선정됐다. ‘Close your Eyes’는 현재 일본 음반 판매장에서 재즈 랭킹 상위권에 올라 있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표현하는 리얼 재즈 보컬리스트”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그는 8~19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블루노트. 빌보드 라이브를 포함해 히로시마. 도토리 등 8개 도시를 도는 투어 공연을 진행한다. “일본 팬들의 사랑은 고마운 일이죠. 아쉬운 점은 국내 재즈 무대가 적다는 거예요. 재즈는 소박한 음악인데 국내는 대도시 위주의 공연을 하기 때문이죠. 일본에서는 하우스 재즈 공연 등 소박한 무대부터 대형 무대까지 다양하거든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의 꿈은 높고 크다. 국내를 포함해 일본. 홍콩. 중국 등의 뮤지션들과 함께 아시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이제 아시아 재즈도 인정받을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비구니. 록. 그리고 재즈
웅산(雄山)은 18세 소녀 김은영이 비구니가 되려고 수행할 때 구인사 스님에게 받은 법명이다. 하지만. 소녀는 마음 속에서 울려 퍼지는 속세의 소리를 떨쳐내지 못했다. 2년 만에 하산. 검정고시를 거쳐 상지대학교 중국어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교내 록밴드 ‘돌핀스’의 여성 리드 보컬이 됐다. 록에 심취한 그에게 어느날 전설적인 재즈 보컬 빌리 할리데이의 음악이 삶의 또 다른 이정표를 던져줬다.
“재즈는 제게 제2의 수행이에요. 재즈를 통해 세상이 달라보였고. 한층 폭넓은 음악(관현악. 국악. 오페라. 클래식 등)을 받아들이게 됐죠. 저는 자유와 도전하는 삶이 좋아요. 그런 점에서 즉흥적이고 새로운 것과 끝없이 어울리려고 하는 재즈와 일맥상통하지요. 더구나 재즈는 목소리만으로도 음악을 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겁 없이 도전하기를 즐기는 웅산은 싱어송라이터의 자질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실력도 빼어나다. 뮤지컬 ‘하드록 카페’에서 연기도 했고. 케이블방송 ‘리얼스토리 묘’의 MC로 진행 솜씨도 뽐낸 바 있다.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멋있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그는 가식이 없는 음악을 하겠다고 했다. 내년 1월에는 미국 LA에서 새 앨범을 녹음할 계획이다.
“또 어떤 도전을 할지 저도 몰라요. 생각한 대로 가야 될 수밖에 없는 성격이라서…. 지금은 재즈에 푹 빠져 있지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보헤미안처럼 살 수도. 네팔의 한적한 곳에서 별 보면서 살 수도 있고요.”
김용습기자 snoop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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