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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녹색 바람이 사막을 바꾼다

[포토에세이] 녹색 바람이 사막을 바꾼다

입력 2010-08-01 00:00
업데이트 2010-08-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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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지역의 하늘을 뒤덮어 오는 황사(黃砂)의 주 발원지는 중국의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사막이다. 강한 편서풍을 타고 쿠부치사막에서 떠오른 흙가루가 베이징(北京)을 거쳐 하루 만에 서울로 날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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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가운데를 뚫은 아스팔트길 양편으로 한국대학생들이 심은 나무가 80% 가까이 살아났다
사막 한가운데를 뚫은 아스팔트길 양편으로 한국대학생들이 심은 나무가 80% 가까이 살아났다


쿠부치사막은 동서의 길이가 262km, 면적 1만6,100㎢로 중국에서 7번째, 세계에서 9번째로 큰 사막이다. 쿠부치(庫布齊)는 몽골어로 ‘활시위’를 뜻하며, 활시위 모양의 사막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중국사람들이 어머니 강이라고 부르는 황하(黃河)의 상류지역으로, 쿠부치사막의 서쪽, 북쪽, 동쪽 3면이 황하와 경계를 이룬다. 쿠부치사막은 바람에 따라 이동하는 유동사구(流動砂丘)가 61%를 차지하여 바람 부는 대로 황하 상류의 일부를 사막으로 뒤덮는 사막화 현상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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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숲 녹색기지 착공 발대식에 참석한 네이멍구 주민들
한국미래숲 녹색기지 착공 발대식에 참석한 네이멍구 주민들


이 쿠부치사막에 나무를 심어 방풍림을 조성하면 서울·경기지역으로 날아오는 황사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중국정부에 제안하고, 한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9년째 나무를 심고 있는 사람이 전 중국대사 권병현 한중 미래숲 대표이다. 권병현 대표의 아이디어를 중국 측에서 처음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중국 측으로 손해날게 없으니 해볼테면 해보라는 소극적인 태도였다.

한국에서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었다. 그래도 권병현 대표는 꿋꿋하게 밀고 나갔다. 나무도 심지만 한국대학생들이 중국대학생들과 교류하며 사람도 심는 결과가 된다고 설득시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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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사막에 심은 나무에 뿌리가 내리고 잎새가 돋아났다(우측-권병현 대표, 좌측-네이멍구 조림 책임자)
4년 전 사막에 심은 나무에 뿌리가 내리고 잎새가 돋아났다(우측-권병현 대표, 좌측-네이멍구 조림 책임자)


해를 거듭하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막에 심은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잎새가 돋아난 것이다. 사막 한가운데를 뚫은 아스팔트길 양편으로 한국대학생들이 심은 나무가 80% 가까이 살아났다. 최근 공중 촬영한 사진에 의하면 아스팔트길 양편이 완연히 녹색으로 변했다. 이를 본 중국정부와 네이멍구 자치정치의 태도가 바뀌었다. 이동사막을 막는 녹색장성(綠色長城)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한국대학생들의 나무 심기에 적극적 관심을 표하며 호응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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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숲 녹색기지 건설현장. 250평 규모의 이 건물은 친환경·최첨단 시설로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전진기지로 쓰일 예정이다
한국미래숲 녹색기지 건설현장.
250평 규모의 이 건물은 친환경·최첨단 시설로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전진기지로 쓰일 예정이다


미래숲 권병현 대표는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지난해에 제안하여 구체화 된 것이 쿠부치사막에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자는 운동(Billion Trees in Desert)이다. 전 세계 유명인사들이 자기이름으로 사막에 나무 한 그루씩 심는 <자기나무 심기>의 실행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김형국 한국녹색성장위원장, 김남조·정일근 시인, 백건우·윤정희 부부 등이 이미 심었고, 이것은 국내 유명인사들 사이에서도 자기나무를 심겠다고 참여 의사를 밝히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것은 중국정부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유엔의 사막화방지협약(UNCCD)사무국과 함께 활발한 캠페인이 전 세계로 전개될 예정이다.

권병현 대표의 또 하나의 제안은 쿠부치 사막을 일정구역으로 나누어 생태공원화 한다는 목표로, 금년에 한중미래숲에서 1차로 생태공원을 만드는 녹색기지를 착공한 것이다. 지난 5월 18일, 쿠부치사막과 황하 상류 한천이 경계하는 지점에 녹색기지와 생태공원 조성을 선포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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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나무를 심고 이름표를 달고 있다
자기나무를 심고 이름표를 달고 있다


한국미래숲의 카운터파트인 공청단(중국공산주의 청년단)과 네이멍구 차치정부, 한국의 미래숲 그리고 한·중 두 나라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중국 측에서는 생태공원을 위해 3천만 평(여의도의 약 15배 규모)을 지정했고, 한국미래숲은 녹색기지 건물을 이미 착공했는데 250평 규모의 이 건물은 태양열을 이용한 친환경·최첨단 시설로 지어 나무를 심고 생태공원 조성을 하는 전진기지로 쓰게 된다.

쿠부치사막은 이제 변해가고 있다. 황하 상류에 인접한 녹색기지를 중심으로 생태공원 조성이 성공한다면 이것은 전 세계 사막화 방지를 추진하는 유엔의 노력에도 청신호가 될 것이다.

글·사진_ 김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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