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뼈, 남성보다 더 ‘골골’하는 이유는?

입력 : ㅣ 수정 : 2010-06-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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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걸어가고 있네~

듣기만 해도 친숙한 이 노래, ‘꼬부랑 할머니’라는 전래 동요입니다. 어렸을 때 뭣 모르고 부를 때는 그저 재미있기만 한 노래였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노래 속에 등장하는 할머니가 어찌나 불쌍하게 느껴지는지요. 가뜩이나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가자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노래 속에 등장하는 사람이 왜 하필 할아버지가 아닌 ‘할머니’인 것일까요? ‘꼬부랑 할아버지’가 아닌 ‘꼬부랑 할머니’인 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은 그럴듯한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설정입니다.

흔히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쑤신다 등 ‘뼈’에 관련된 질병은 어머니나 할머니 등 ‘여성’에게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아픔을 참고 견디는 것이 자존심인 남성들이 자신의 고통을 잘 드러내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제로 뼈에 관련된 질환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은 탓입니다. 실제로 작년 여성 골다공증 치료 환자는 남성 환자에 비해 13배에 달하는 수치였고, 무릎 관절염의 통증 역시 염증의 정도가 같다 하더라도 여성이 느끼는 통증이 남성에 비해 큽니다. 뿐만 아니라 척추측만증 역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관찰되는데, 척추측만증을 앓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2.8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을 놓고 보면, 여성들이 뼈로 인해 겪는 고충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그 원인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무엇보다 여성과 남성이 선천적으로 골격근에 큰 차이를 가진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은 다리의 근육량 및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가 남성들보다 약하기 때문에 골절이나 기타 손상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 폐경기 등을 거치면서 골밀도가 감소하는 폭이 훨씬 커서 골다공증의 위험도가 올라가게 되지요. 또 관절염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데에는 여성 골반이 남성에 비해 더 크고, 무릎형태 등이 다른 해부학적 차이 탓에 관절이 불균형하게 힘을 받아 통증을 받는 것이 그 원인입니다.

이런 선천적 요인 외에 생활습관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과거 여성들은 가사 일을 할 때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이는 일이 잦았고, 이 때문에 퇴행성관절염과 허리 건강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꼬부랑 할머니’역시 이 세대를 대표하는 한 여성상인 것이지요. 반면, 현대의 젊은 여성들은 하이힐과 무거운 빅 백, 미니스커트 등 척추기형과 무릎 관절 압박을 유발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각종 ‘뼈’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입니다. 최신식 가전제품의 등장으로 힘든 가사 일에서는 어느 정도 해방되었지만, 이런 습관이 계속 이어진다면 뼈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후에 나이가 들어서 ‘꼬부랑 할머니’ 신세를 면하려면 이러한 행동들을 교정하는 한편,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고 좌우 균형을 신경 쓰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멋지게 늙고 싶어도 굽은 허리는 ‘NG’일테니 말입니다.

글 :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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