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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도 운영체제도 없다

콘텐츠도 운영체제도 없다

입력 2010-01-28 00:00
업데이트 2010-01-2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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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3%대… 위기의 한국 스마트폰 대해부

한국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업계에서는 “‘애니콜 신화’가 이대로 주저앉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그룹 내부 게시판에는 ‘최초’에 대한 두려움 탓에 뒤처졌다는 통렬한 자성의 글이 오르기도 했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곳에 자금과 인력을 집중 투입했던 과거의 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8%에 불과했다. LG전자는 0.5%에도 못 미쳤다. 핀란드 노키아(37.8%)나 캐나다 림(19.6%), 미국 애플(17.0%) 등과 견주어 볼 때 한참 뒤처져 있다. 휴대전화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0.7%, 10.9%를 차지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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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피 실패로 독자적 OS개발 못해

이 같은 현상은 국내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산업체들의 선점효과 영향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휴대전화 커뮤니티사이트인 ‘세티즌’의 봉충섭 팀장은 “애플의 경우 일찌감치 앱스토어를 개발하고 콘텐츠를 개방, ‘콘텐츠 이용 네트워크’를 개발한 것이 아이폰 효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가 독자적인 운영체제(OS)를 개발하지 못한 까닭도 있다. 스마트폰은 높은 사양의 OS가 탑재돼야 하는데 국내 제조업체들은 개발조차 못한 것이다. 이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의 사례와도 연결된다. 한 전문가는 “정부와 업체가 개발한 위피가 해외시장에서 외면당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이후 독자적인 OS를 개발하거나 수출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위피 탑재 의무화 정책은 2003년부터 적용됐다가 지난해 4월 폐지됐다.

제조업체들이 콘텐츠 개발자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노키아의 경우 벤처링이라는 제도를 통해 아이디어를 가진 업체를 선발해 육성하고 있다. 노키아의 ‘벤처스 오거니제이션(NVO)’ 프로그램은 투자은행이 참여한 1억 5000만달러의 자금을 동원해 초기 아이디어를 제공한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SW 육성·웹서비스 제휴 강화해야

김민식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책임연구원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OS를 바탕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의 유통이나 개발”이라면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육성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파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이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신제품을 최적화시켜야 하는 등 종속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한국IDC의 한인규 선임연구원은 “올해 세계 스마트폰의 비중이 전체 휴대전화 시장의 17.6%로 성장단계인 만큼 사업자 제휴를 강화하고다양한 라인업을 확충하면 국내 업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혜영 이두걸기자 koohy@seoul.co.kr
2010-01-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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