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그리스 총선, 산불이 좌우했다?

그리스 총선, 산불이 좌우했다?

입력 2009-10-06 12:00
업데이트 2009-10-06 12: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중도좌파 사회당 5년만에 정권교체 성공… 집권당, 무능·대형화재 미숙처리로 몰락

4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PASOK)이 사실상 승리했다. 99% 개표 결과 사회당이 44%를 득표해 33%를 얻은 집권 신민주당(ND)을 앞질렀다고 DPA 통신 등이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사회당은 전체 300석 중 160석을 확보하고 신민주당은 92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무투표에도 투표율 70%로 낮아

2004년과 2007년 연거푸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사회당은 5년 반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신민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사회당에 이은 이번 그리스 사회당의 승리로 승승장구하던 유럽 중도우파 진영의 기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집권당의 패배는 각종 추문과 경제 위기로 민심이 등을 돌린 결과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지난여름 대형 산불 대처 과정에서 무능을 드러낸 것도 패배의 주원인으로 제기된다. 또 지지층 일부가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로 분산되며 집권당의 패배를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지 확대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사회당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재는 조부와 부친 모두 총리를 지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특히 80~90년대 세 차례나 총리를 지낸 아버지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는 직접 사회당을 창당한 거물급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파판드레우 총재의 정치 활동은 역동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던 아버지 안드레아스 전 총리와 늘 비교됐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그의 리더십은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아버지의 그것에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승리 역시 사회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집권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의무투표제도를 택하고 있음에도 70.44%의 ‘낮은’ 투표율이 나온 것도 국민들이 기존 정치에 크게 실망했음을 나타낸다. 최근 조사에서는 10명 중 9명이 부동층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사회당 경기부양 위해 30억유로 투입

파판드레우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30억유로(약 5조 13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불필요한 정부 지출을 줄이고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올리는 등 친서민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는 차기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더욱이 지난 정부에서 실패한 교육, 사회보장 부문 개혁 등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외정책에서는 순조로운 행보가 예상된다. 파판드레우는 1999년부터 5년 동안 외무장관을 지내며 인접국 터키와 성공적인 관계개선을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09-10-06 18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