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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댐 방류] 北 임진강 상류댐 균열 등 기술적 문제 가능성 높아

[北 댐 방류] 北 임진강 상류댐 균열 등 기술적 문제 가능성 높아

입력 2009-09-08 00:00
업데이트 2009-09-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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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재발방지 약속은 대화 희망 메시지… 인명피해 언급 없어 남북 다시 냉기류 우려

■ ‘긴급 방류’ 해명 안팎

북한은 7일 지난 6일 새벽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에서 예고없이 방류해 우리측 민간인 6명이 인명피해를 본 것과 관련해 해명했다.

우리측이 대북통지문을 보낸 지 6시간 만에 대남통지문을 통해 해명했다. 해명시간만을 놓고보면 매우 발빠르게 대응한 셈이다.

지난 2005년 9월 초 임진강 상류 ‘4월5일의 댐’의 물을 사전 예고없이 방류해 경기 연천군 왕징면 어민들의 피해가 생겼을 때에는 북측은 남측의 통지문을 받은 뒤 이틀 뒤에야 응답을 했었다.

북한이 비교적 빨리 해명한 것은 북측의 수공(水攻)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남측의 여론이 심상치 않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황강댐 방류에 대한 해명은 4년 전과 비교하면 빨랐지만 내용에서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임진강 상류 지역 댐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 방류하게 됐다는 점 ▲앞으로 댐 방류시 남측에 사전 통보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민간인 사망 등에 대한 유감 표명은 전혀 없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일 밤부터 6일까지 북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1㎜ 미만의 비가 내렸다. 황강댐이 있는 황해도 황강리 주변 지역은 황해도 해주 및 개성 관측소 관측 결과 비가 오지 않았다. 북측의 해명과 달리 강 수위 상승이 일어날 요소가 적었던 셈이다. 이런 점에서 북측의 해명에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북측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임진강 상류 댐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는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지역에 사건 당시 많은 비가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진강 상류 북한 댐의 균열 등으로 제방 수위가 높아진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사후 재발방지 조치를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 이후 일련의 남북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단절이 아닌 당국간 협의를 통해 대화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북측이 인명피해와 관련해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은 것은 사건 발생 당시 우리 정부의 미숙한 대응도 피해를 키웠다고 판단, 모든 책임을 자신들이 지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보이며 인명피해 관련 유감 표명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협상과정을 통해 밝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해명이 사실과는 거리가 먼 거짓일 가능성도 높다. 북한 군부의 의도가 깔린 방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측의 황강댐 방류의 직접적 원인이 북측 주장대로 댐 수위 문제인지 혹은 의도적 방류인지의 여부는 향후 위성 자료 등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황강댐이 군사 시설 밀집지역에 있고 군부 관리 하에 있다는 점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현정은 회장에게 군부와 관련있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우회적인 유감표명과 신병보장 등을 언급했는데 남측이 소극적으로 나오자 체면손상을 입었다는 판단을 하고 댐 방류 사건을 통해 남측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북한이 남측의 대북 통지문에 빠르게 답변하면서 향후 방류시 남측에 사전 통보하겠다는 것은 현재 남북관계 유화 국면을 지속해나가며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지와 임진강 수해 대책이 이슈화돼 정부가 협상 테이블로 나오길 바라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황강댐 방류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후 처리가 순조롭지 못할 경우 최근 북측의 유화적인 제스처에 따라 다소 화해기류를 맞은 남북관계는 다시 냉기류에 휩싸일 수도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9-09-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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