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얼마나 될까
미혼모 실태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자료를 보면 매년 2300여명의 미혼모 아동이 태어난다. 미혼모시설에 입소하는 미혼모의 수도 매년 20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매년 7000여명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되지 않은 잠재 미혼모 수가 3배를 넘는다는 의미다.물론 정확한 통계는 없다. 미혼모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추정이 가능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미정 연구위원은 “미혼모 가정은 한 부모 가정 중에서 가장의 결혼지위가 미혼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알아 봤다.
통계청의 2008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2005년 모+자녀 가정 수는 13만 3234가구에 달했다. 게다가 부+자녀 가정 수도 9218가구나 돼 사실상 미혼모 가정은 현재 14만가구에 육박하는 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조차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연구위원은 “자녀가 있음을 공개하지 않는 미혼모·부가 많기 때문에 이것이 전체 현황과 추이를 정확하게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혼모 현황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는 이유로는 통계 조사하는 설문지 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위원은 “통계청 설문조사 항목을 보면 기혼일 경우에만 아이가 몇 명인지 묻게 돼 있고, 미혼이면 건너 뛰게 한다.”면서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전제한 설문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미혼모 시설인 ‘열린집’에는 지난해 158명의 미혼모가 입소했으나, 그 중 90%의 아이가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기 수원시 우만동에 있는 고운뜰에는 지난해 114명, 올해 8월까지 94명의 미혼모가 입소했는데 그 중 80%가 입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09-09-05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