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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전단계 ‘장상피화생’ 환자 3배 급증

위암 전단계 ‘장상피화생’ 환자 3배 급증

입력 2009-07-13 00:00
업데이트 2009-07-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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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 음식은 毒… 술·담배도 금해야

건강보험공단의 최근 의료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가운데 위암 환자가 11만 2000여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비 증가율도 10%로 대장암에 이어 2위나 됐다. 이는 짜게 절인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에다 함께 떠먹는 음식문화 탓에 위암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암의 위험이 증가하면서 여기에 관심을 갖고 예방하려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정작 중요한 원인인 장상피화생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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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의 주요 원인인 장상피화생은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주기적인 내시경검사를 통해 위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사진은 장상피화생을 살피기 위한 내시경검사 장면.
위암의 주요 원인인 장상피화생은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주기적인 내시경검사를 통해 위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사진은 장상피화생을 살피기 위한 내시경검사 장면.


●장상피화생이란?

장상피화생이란 위점막의 상피세포가 장점막의 상피세포로 변해가는 현상으로, 의료계에서는 이를 위암의 전 단계로 본다. 위암은 위염이 만성화되어 위점막이 얇아지고 주름이 생기는 ‘위축성 위염’, 위축된 위점막을 장점막의 상피세포가 잠식해 들어가는 ‘장상피화생’, 위점막의 표층에 암과 비슷한 세포가 생기는 ‘이형성증’의 단계를 거쳐 위암으로 발전한다. 일반적으로 장상피화생 환자는 위암 발생 위험도가 정상인보다 10∼20배나 높다.

●50대 이상이 77% 차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현 교수가 최근 3년간 내시경검사를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위암 전 단계로 알려진 ‘장상피화생’ 환자가 2006년 146명에서 2008년 441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장상피화생은 일반적으로 5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조사에서도 50대 이상 환자비율은 2006년 86.3%, 2008년 77.3%로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변화는 상대적으로 젊은층인 30∼40대 환자의 증가. 이 연령층의 환자비율은 2006년 13.7%에서 2008년 22.7%로 급증했다. 장상피화생이 젊은층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진은 “젊은 장상피화생 환자의 증가는, 위암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식생활 개선 등 예방 노력이 잘 이뤄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지치고 늙은 위세포를 장세포가 잠식

장상피화생은 위축성 위염이 만성화되면서 위점막에서 소화액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돼 생긴다. 우리 몸은 소화액을 분비하지 못하는 세포를 ‘필요 없는 세포’로 판단, 그 자리에 장세포가 자리하도록 하는 것. 이 단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만드는 요인이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다. 여기에다 고령으로 인한 위 기능 저하, 짜고 자극적인 음식, 음주·흡연, 폭식 및 다이어트 등도 손꼽히는 위험 요인이다.

문제는 암의 전 단계이자 위암의 경고 신호인 장상피화생은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소화액 분비량이 줄면서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심하지 않으며, 위산과다의 경우 위산 분비량이 줄어 오히려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즉, 증상으로는 장상피화생의 진행 여부를 거의 확인할 수 없으며, 내시경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위염 치료와 식생활 개선이 중요

김지현 교수는 “이미 장상피화생으로 진행된 경우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원래의 위세포로 복원되지 않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장상피화생을 막으려면 식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짜거나 매운 음식, 훈제음식은 가능하면 피하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으로 적은 양의 식사를 하되 식후에는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술과 담배는 끊는 것이 최선이며, 식후 바로 눕거나 자는 버릇도 고쳐야 한다.

김 교수는 이어 “장상피화생의 진행에는 헬리코박터균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헬리코박터균 치료와 식생활 개선 등의 예방책과 함께 장상피화생이 심한 환자는 해마다 내시경검사를 받아 암으로의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09-07-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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