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시장 한국서 부활하나

입력 : ㅣ 수정 : 2009-05-1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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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알라딘 공동법인 만들어 시장 진출… 삼성 전용단말기 출시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과 미국, 일본의 지하철 풍경은 유사하다. 젊은 승객들이 첨단 모바일 기기 하나쯤은 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휴대전화나 게임기에 몰입한 승객이 대부분인 반면 미국·일본에서는 전자책(e북)을 읽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e북은 종이책의 텍스트를 디지털 파일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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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한국이 빨랐다. 몇몇 벤처기업이 10년 전에 PC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을 내놓았으나 모두 망했다. 지금은 북토피아와 교보문고 등이 전자책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으나 사업 존폐를 걱정하는 처지다. 읽을 수 있는 책도 무협지나 만화가 고작이다. 한국에서 e북이 고전하는 이유는 콘텐츠, 단말기, 모바일망의 부재 때문이다. 종이책 판매 저하를 우려하는 출판사들은 베스트셀러를 전자책에 넘겨주지 않는다. 전세계 e북 시장을 평정한 아마존의 ‘킨들’과 같은 휴대용 단말기가 나오지도 않았고, 이동통신망도 확보되지 않아 전자책의 생명인 ‘이동성’을 담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시작됐다. 인터넷서점 업계 1, 4위인 예스24와 알라딘은 지난 12일 공동출자 법인을 만들어 전자책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출판사와의 전송권 계약은 물론 제작, 판매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알라딘 김성동 팀장은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유통 강자인 인터넷서점이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베스트셀러 목록의 50% 이상을 전자책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삼성전자도 전자책 전용 단말기 ‘파피루스’를 오는 6월쯤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A4용지 절반 크기인 파피루스는 512메가바이트 메모리에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했다. 종이와 비슷한 질감이 나도록 e잉크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e북이 무선인터넷의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도 단말기 제조업체와 손잡고 연내에 사업에 뛰어들 태세다. 콘텐츠-이통망-단말기로 이어지는 최적 환경이 구축되는 셈이다.

세계 시장은 더 뜨겁다. 아마존이 지난 2월 기존 제품보다 얇고 배터리 수명이 긴 ‘킨들 2’를 내놓았다. 미국 도서유통 업체인 반스&노블은 전자책 업체인 픽션와이즈를 인수, 스마트폰 블랙베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구글과 소니도 e북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다국적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세계 e북시장 규모가 2008년 18억달러에서 2013년 89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9-05-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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