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가득 에너지가 넘친다

입력 : ㅣ 수정 : 2009-03-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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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한오 16년만에 개인전
서양화가 한오(52)가 1993년 이후 16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당시 개인전이 처음이었던 만큼 이번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은 두번째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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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력으로만 보면 늦깎이라고 해도 좋을 그이지만 ‘1995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에 나와서 ‘30대 기수론’을 주장했던 그 작가’라고 한다면 미술계 안팎에서는 더듬더듬 기억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서열이 뚜렷한 홍익대 서양화과 출신인 한오는 당시 이사장에 입후보한 대선배 이두식 홍익대 교수에게 출사표를 던져 화제가 됐다. 한오는 “당시 나에게는 젊은 화가·평론가를 중심으로 출마를 부추긴 약 300표가 있었지만 선거날에 대부분 사라졌던 아픈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인전 도록에서 ‘젊은 날, 나는 결코 장인이 되지 않을 것이고, 유명한 인간문화재도 되지 않고, 실력을 갖추되 권력은 탐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중략) 남의 부탁이나 받고 아첨하기 위해 재주를 팔지는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술회했는데 16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충분해 보인다. 젊은 화가의 결기와 기개를 펴기에는 1990년대 미술계가 너무 좁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미술계를 떠났지만 화가의 꿈마저 지운 것은 아니었다. 궁핍한 생활을 타개하기 위해 건설시행, 인테리어, 인터넷 상거래에서 후결제 시스템 공급 등 사업가로 나서서 일했다. 현재도 그는 사업가이자 미술가다.

그림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경건한데, 문인화를 그리던 선비의 자세로 임하고자 했다. 가난했던 초등학교 시절 밍크코트를 입은 짝꿍 덕분에 느낀 열패감을 그림을 그리면서 치유해 왔듯이 관객들도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육신과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의 에너지가 쏟아져 화폭으로 들어간 만큼 그 화폭을 통해 다시 에너지가 발산되길 기대한다고.

삶과 그림에 대한 열정이 캔버스에 녹아 있는데 붓질로 감당하기에는 에너지가 쏟아지는 속도가 너무 빠른 탓인지 나이프로 칠하고 긁어내고 했다. 4월4일까지. (02)544-848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09-03-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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