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셰어링’ 신입사원만 봉···임원 등도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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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과 정부에 이어 민간기업들도 임금 삭감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자는 ‘잡 셰어링’에 동참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는 등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일자리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는 주장도 많지만 “신입사원 임금만 깎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상당수다.네티즌과 민주노총 등은 신입 직원과 기존 직원·임원과의 형평성을 지적,사회 지도층 등의 고통 분담을 주장하고 나섰다.


●신입사원 연봉 최대 28% 삭감

 30대 그룹 채용담당 임원들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모인 자리에서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최고 28%까지 차등 삭감한다고 발표했다.대졸 초임이 2600만원을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현실을 고려해 시행한 뒤 2600만원 이하인 기업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이를 통해 생기는 재원은 고용 안정과 신규 및 인턴 채용에 활용된다.

 경기 불황과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신입사원 임금 삭감이란 자구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신입사원이 봉이냐…임원들 임금부터 깎아라”

 하지만 대부분 네티즌은 “이 같은 방법은 불합리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포털 다음의 네티즌 ‘iammusong’는 “신입사원이 무슨 일을 했다고 책임을 물어서 연봉을 삭감한단 말인가.”라며 “힘없는 약자에게 기성세대의 강자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떠넘기는 ‘쪼다짓’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샤샤’는 아고라 게시판에 “진정한 잡 셰어링은 위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며 “국회의원·고위 공무원 등 소위 정책 입안자라 불리는 분들은 여전히 누릴 거 다 누리면서 괜히 공기업·일반 기업들 그리고 사회 초년생들에게 강요하는지….”라고 한탄했다.

 30대 그룹이 기준 삼은 초봉 2600만원에 대해 의아해 하는 네티즌도 있었다.‘블루청년’은 원·달러 -원·엔 환율을 비교한 뒤 “우리나라 초임은 1만 8640달러인 반면 일본은 2만 9189달러에 달한다.”고 말하며 기업들의 잣대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일시적인 방편일 뿐”

 ‘너에게로’라는 네티즌은 “현재의 잡 셰어링은 불필요한 인력을 적은 임금을 주고 고용한다는 기업 자체 판단에 따라 고용된 것이지,직무의 질적 향상을 위해 고용된 것이 아니므로 경기가 나아지만 이들 입사자 중 일부는 구조조정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자리 창출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특히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상생의 길을 걷자고 합의한지 불과 이틀 만에 대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임금 삭감을 발표한 것에 대해 배신감을 드러냈다.

 ●“제발 들어가기만 했으면”

 반면 ‘신입사원 초임 삭감’에 대해 환영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1년반째 취업 준비중이라는 네이버의 한 네티즌은 “저런 식이라도 좋으니 제발 들어가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취업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냈다.

 포털 다음의 ‘haeorm’이란 네티즌은 기업들로서는 기존 사원의 연봉보다는 신입사원의 임금을 깎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신입사원은 최소 1~2년간 회사의 수익 창출에 별 기여를 못 하는 ‘덤으로 묻어 가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연봉을 깎는 것에 대해서는 굳이 반대할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수익 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선임들의 연봉을 깎자는 안에 대해서는 공감할 사람이 그다지 흔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네티즌은 이어 “지난(잃어버린 10년) 시절 호황기에 경쟁적으로 부풀려졌던 연봉의 거품을 빼는 취지로 받아들이자.”고 덧붙였다.

 ●전경련 “일자리 창출 얼마나 될 지 조사 안해”

 한편 전경련측은 이번 발표와 관련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 사전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 단체 관계자는 25일 기자와 통화에서 “경제계도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자는 뜻에서 협의를 이뤄낸 것”이라며 “향후 그룹별로 구체적인 연봉 삭감액과 인원 추가 내용을 종합해봐야 효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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