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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걸러 술 술 술… 간은 괴롭다

하루 걸러 술 술 술… 간은 괴롭다

입력 2008-12-06 00:00
업데이트 2008-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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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건강 음주법’

불황 속에도 술자리는 끊이지 않는다.대한주류공업협회가 집계한 올해 1∼9월 소주 소비량은 전년 대비 5.1%나 늘었다.이 기간 25억 3605만병이 소비됐으니 국민 1인당 53병을 마신 셈이다.문제는 술로 망가지는 건강이다.술,어떻게 마시는 게 현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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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제각각인 주량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사람마다 취하는 정도가 다른 것은 간의 알코올 제거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알코올을 분해하는 알코올탈수소효소의 양에 따라 주량이 달라진다.이 효소량은 사람마다 다르다.술을 마시면 알코올탈수소효소에 의해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고,아세트알데히드는 여러 단계를 거쳐 물과 탄산가스로 변한다.술을 마신 뒤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나면서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뛰는 것은 알코올 때문이 아니라 대사 과정에서 쌓인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한 증상이다.

흔히 빨리 취하고,얼굴이 붉어지면 간이 나쁘다고 생각하기 싶다.이런 현상은 간이 나빠서가 아니라 알코올 대사효소가 적기 때문이다.

●여성은 알코올 분해능력 낮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지방 비율이 높고,체내 수분이 적어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체내 알코올농도가 높아진다.알코올의 독성작용도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해 적은 양의 음주라도 간질환 발생률이 높고 경과가 빠르다.또 습관적인 음주는 생리불순,불임,조기폐경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특히 임신 초기의 과음은 태아에게 영향을 미쳐 ‘태아 알코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이런 신생아는 소두증(小頭症),안면기형,성장과 발달장애,심장기형을 갖고 태어나기 쉽고,아직 치료방법이 없다.

●술과 간질환

성인이 하루에 분해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 양은 160∼180g(소주 2병) 정도.이런 양을 8년 마시면 알코올성 간경변이 생기기 쉽다.보통은 하루 80g(소주 1병) 이상의 알코올이면 위험 수위로 본다.간경변이 생기기 전에 나타나는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염은 훨씬 적은 술로도 생길 수 있다.

물론 개인차는 있다.개개인의 알코올 분해속도 차이와 간염 등 다른 간질환 유무에 따라 간경변 발생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실제로 일정한 양의 알코올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전체 대상의 15∼30%라는 게 의학계의 견해다.

●취하면 왜 ‘필름’이 끊길까

음주 후 흔히 ‘필름이 끊긴다’는 이른바 단기 기억상실은 의학용어로 ‘블랙아웃’이라고 한다.블랙아웃은 의식소실과 달리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일상적 행위를 수행할 수 있다.음주 전에 습득한 정보나 그 이전부터 가진 장기기억에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주 중 입력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대개 혈중 알코올 농도 0.15% 정도부터 기억력 장애가 나타난다.이는 소주 5∼6잔가량을 마신 상태이다.블랙아웃은 음주 후 일정 기간을 기억 못하는 총괄적 블랙아웃과 부분적으로만 기억하는 부분적 블랙아웃으로 구분한다.

●지혜로운 숙취 해결법

가장 좋은 숙취 해소법은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수분은 탈수를 막아 주고 알코올을 빨리 처리해 준다.수분 보충은 보리차나 생수,꿀물로 충분하다.음주 후에는 당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시판 중인 숙취해소 음료는 간접적으로 알코올 대사를 도와주는 영양제류여서 특별한 작용을 기대하기 어렵다.따라서 본인에게 익숙한 콩나물국을 먹거나 비타민C 등을 보충하는 게 바람직하다.음주 후의 사우나는 득보다 실이 많다.체내의 수분과 전해질을 빠르게 줄여 탈수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알코올 대사를 더디게 하기 때문이다.

숙취 증상이 속쓰림,구토,헛구역질이라면 말린 감귤 껍질이나 후박나무 껍질을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속쓰림을 덜기 위해 우유를 마시면 나중에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오히려 속쓰림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설사,복통에는 진피,후박,감초 등을 넣은 평위산이 제격이며,두통과 어지럼증에는 황기,인삼,감초를 넣은 보중익기탕이나,인삼차,꿀물,수정과,칡차 등도 효과가 있다.

■ 도움말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상훈 교수.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08-12-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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