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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개성공단 인터넷/구본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개성공단 인터넷/구본영 논설위원

구본영 기자
입력 2007-12-17 00:00
업데이트 2007-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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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 때의 비화다. 북측 관계자들이 경제인들도 포함된 남측 대표단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개성공단에 소비재 중심의 임가공 업체 말고 남측 대기업의 첨단 IT산업도 들어와야 한다는 말이었다.

IT단지 조성은 아직 언감생심인지 모르나, 개성공단이 남북간 상생의 실험 공간임은 분명하다. 경제협력을 매개로 해서다. 그런 ‘윈-윈’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통행 통신 통관 등 이른바 ‘3통’의 제약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희망적 조짐이 나타났다. 제7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엊그제 합의문 발표도 없이 끝났지만, 남북관리지역의 3통에 대한 군사보장에는 북측도 동의했기 때문이다. 서해 공동어로구역에 대한 절충 실패로 빛이 바랬지만, 그 의미는 적지 잖다. 예컨대 철도·도로 통행 시간 확대와 통관 절차 간소화는 입주기업의 물류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다. 중국·동남아 저가 제품과 견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셈이다.

가장 획기적인 일은 인터넷 및 유무선 전화통신 허용이다. 다만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 등에 한정된 미완의 합의이다. 그래서 당장엔 남측 입주기업이 인터넷 기반의 각종 전산 솔루션을 도입해 경영합리화를 도모하는 효과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기대효과는 그 이상이다. 궁극적으로 남북 IT협력이나 이를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 촉매제가 될 것이란 차원에서다.

북한도 IT산업의 진흥을 위해선 인터넷 개방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로부터 ‘kp’라는 국가도메인의 정식 승인을 받은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체제 동요라는 부작용을 우려해 개방을 미루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IT산업은 망외부성(network externality)과 쌍방향성이 성공의 절대적 필요조건이다. 망외부성은 쉽게 말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가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용자의 효용과 기업 이익이 증대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인터넷을 차단해 놓고서는 IT산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전면적 인터넷 개방이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이 긴요한 이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07-1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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