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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여론조사 총평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여론조사 총평

입력 2007-07-18 00:00
업데이트 2007-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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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유난히도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아직도 대선 후보군이 가시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아직 범여권(반 한나라당) 진영에서는 정당들이 이합집산을 하며 자칭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태이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도 유력후보들이 검증 논란에 휩싸여 경선의 핵심인 정책 공방이 죽어 있는 상태이다. 선거를 바로 앞에 두고도 한 치 앞도 예견할 수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여권의 유력주자군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사이의 검증을 둘러싼 이전투구의 모습은 소위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야 성향의 유권자들을 매우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정권연장을 희망하는 여 성향의 유권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반한나라당의 기치 속에서 과연 후보단일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 정치적 지분확보를 위한 경쟁 속에서 정당들의 통합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을지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결과 한나라당 빅2 간의 지지도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검증공방이 시작되기 전에 비해 지지율 격차가 10% 정도 좁혀졌다. 검증의 초점이 아직 이명박 후보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검증과정에서 살아 남고 검증의 칼날이 박근혜 후보에게 집중될 때 지지율이 어떻게 변화할는지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범여권 후보 군에서는 손학규 전 지사의 지지율이 29%를 상회함으로써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손 전 지사의 지지계층은 이념적으로 중도와 진보에서 두껍게 나타나고 있다. 유권자 중 가장 많은 분포를 가지고 있는 중도층에서 손 전 지사가 선전하고 있음은 손 전 지사의 범여권 내 경쟁력이 매우 견고함을 시사해 준다. 그러나 향후 호남유권자들의 정치적 향배와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 등 많은 변수들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를 살려 달라는 것이다. 소수의 기타 응답자와 무응답자를 제외하면, 경제, 사회, 정치외교 세 분야 중에서 무려 82%의 유권자가 경제분야를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에 있는 많은 나라들에서 유권자들이 경제분야에 민감해져 간다는 기존 연구결과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아무튼 여야를 막론하고 현실성 있는 경제정책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고는 대통령선거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론적으로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는 발전해 간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선거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이 선거과정에서 벌이는 무자비한 이전투구, 정치지분 챙기기, 만성적 병폐인 지역주의의 활용, 정당들의 이합집산 등이 아직 선거판에서 유효한 전술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경쟁을 통해 여야의 이념과 정책이 보다 세련화되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조금 더 나은 선진정치를 구현하는 것이 아닌가? 선진정치를 주장하는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2007-07-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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