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출입국관리소 방화추정 불…외국인 9명 질식死

입력 : ㅣ 수정 : 1970-01-02 00:00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법무부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보호 중이던 조선족 김명식(39) 등 중국인 8명과 우즈베키스탄인 웰킨(47) 등 외국인 9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11일 오전 3시55분쯤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수용시설 304호실에서 발생한 불은 바닥에 깔아놓은 우레탄 장판 등을 태우며 급속히 번졌다.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날 불은 1시간만에 진화됐지만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층짜리 건물 3층에는 강제출국을 기다리는 남자 51명,4층에는 여자 4명 등 모두 55명이 수용돼 있었다.

화재 규모에 비해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큰 것은 방화로 추정되는데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대응이 미흡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보상은 물론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수용시설에는 스프링클러가 아예 설치조차 되지 않았다. 또 살아나온 외국인들은 “화재경보를 듣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용자들의 도주 우려 때문에 화재를 자체 수습하려던 직원들은 화재 후 외국인들이 갇혀 있는 철문은 그대로 닫아둔 채 소화기 3개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불이 꺼지지 않자 9분이 지난 뒤에야 화재신고를 했다.

한편 경찰은 탈출 시도를 위해 방화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장완 전남여수경찰서장은 “불이 난 304호 수용자 가운데 1명이 화장지에 물을 묻혀 CCTV 카메라를 가린 사실과 화재의 연관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 김명식으로 확인된 이 수용자는 이날 불로 숨져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방에 수용돼 있다 극적으로 살아난 쉬레이(31)는 “김씨가 ‘불이야.’를 외치며 침실 안쪽 화장실로 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성호 법무부 장관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 화재사고와 관련한 사고 수습대책 마련과 함께 전국 외국인 보호소에 대한 특별 점검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또 이날 정동기 법무부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전국 산하기관에 비상근무를 지시했다. 법무부는 합동 분향소를 여수 성심병원에 설치하고 하루라도 빨리 유가족이 입국할 수 있도록 주한공관 및 해외 한국공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김 장관은 보상과 관련,“인도적 차원에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화재 참사가 발생한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는 한 미국인이 열악한 인권실태를 고발해 인권탄압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수 최치봉·남기창기자 cbchoi@seoul.co.kr

2007-02-12 1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