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돋보기]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논란

입력 : ㅣ 수정 : 1970-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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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면 다른 공공시설로 확대돼 국가재정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과 환경부·국립공원관리공단, 조계종, 시민단체 등은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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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당의 폐지 요구가 강력해 ‘수익자 부담원칙’ 등을 근거로 반대하고 있는 기획처가 ‘버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분위기로 미루어 볼 때 연간 250억원 안팎인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 제도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은 9월초 열릴 예정인 기획처와의 당정협의에서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를 다시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복심 의원(열린우리당) 등 의원 70명이 지난 5월 발의한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 근거가 되는 자연공원법 제37조를 수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에 따라 우려되는 자연훼손 방지 대책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1970년 속리산을 시작으로 사찰관람료와 통합 징수돼 왔다. 따라서 만약 내년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면 징수를 시작한 지 37년만에 없어지게 된다. 통합 징수되는 문화재관람료는 입장료 폐지 여부와 상관없이 문화재 관련법에 근거, 별도 징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국민의 자연향유권 보장해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주5일 근무제 확대로 늘어나는 탐방객들을 배려하고 입장료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워낙 큰데다 서민들의 여가활용 등을 위해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폐지에 따른 예산 300억원을 내년도에 반영해줄 것을 기획처에 요청했다. 여당은 그동안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또는 분리징수를 요구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주차요금 등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부담이 적은 게 아닌데다 서민들에 자연향유권을 준다는 차원에서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를 추진해 왔다.

한편 시민문화운동단체인 문화연대는 지난 3월 국립공원 입장료에 사찰 등 문화재관람료를 합쳐 통합징수하는 행위가 국민의 재산권과 행복추구권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회에서 자연공원법이 개정되면 문화연대가 제기한 헌법 소원은 각하되게 된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000년 신흥사·천은사를 상대로 문화재관람료 반환청구 소송을 내는 등 논란이 적지 않았다.

‘수익자 부담원칙’따라 유지

기획처는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없앤다면 ‘수익자 부담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도립·군립 공원과 고궁 및 능원 등 다른 공공시설에 대한 입장료 폐지로 확산돼 국민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병완 기획처 장관은 지난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현재 20개 국립공원이 있으나 연간 유지비용 1360억원 중 이용자들의 부담은 30%에 불과하다.”면서 “입장료를 폐지하면 공원을 이용하지 않는 일반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여론수렴과 당정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올해 국립공원에 대한 국고지원액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출연금 219억원, 국립공원 사업 664억원 등 883억원이며, 올해 예상 입장료 수입은 289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2%이다.

입장료를 없애는 것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입장객들이 더욱 늘어나 생태계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폐지만이 능사는 아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정부가 여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사안을 ‘나몰라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국립공원별 생태 수용력에 근거한 탐방예약제 도입, 순찰기능 강화, 휴식년제 전국 확대 등 대책도 함께 발표해 자연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기획처도 대외적으로는 폐지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야 합의로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 개정법이 통과된 뒤 검토할 사안이기는 하나 입장료 폐지에 따른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자체수입 확대 및 170여명에 이르는 매표전담 인력 조정 방안 등 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2006-08-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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