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시정명령권 달라”

입력 : ㅣ 수정 : 1970-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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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명령권’과 ‘이행강제금 부과’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24일 확정했다. 지금까지의 권고 수준을 넘어서 스스로 강제이행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입법과정에서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이날 전원위원회를 열어 국무총리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안 입법 추진을 권고했다. 법안 발의 권한이 없는 인권위가 총리실에 대신 입법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인권위가 2003년 1월부터 제정을 추진해 온 차별금지법은 총 4장 43조로 금지대상 차별의 범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차별시정 의무, 차별 금지 및 예방 조치, 차별 구제 수단 등을 적시하고 있다.

법안은 차별을 직접차별, 간접차별, 괴롭힘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성별·장애·나이·인종·학력·고용형태 등 20가지를 차별사유로, 교육·재화용역 등의 공급 및 이용·법령과 정책집행에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를 차별의 영역으로 정했다.

이 법안은 지금까지 인권위가 권고 등 강제력이 없는 구제수단을 지녔던 것과 달리 차별금지 규정을 위반했을 때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특히 손해배상과 관련해 차별행위가 악의적인 것으로 인정될 경우 통상적인 재산상 손해액 이외에 별도로 손해액의 2배 이상,5배 이하에 해당하는 배상금(하한 5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판결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입법 과정에서 정부부처 및 기업체 등과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박찬운 인권위 인권정책본부장은 “시정명령은 차별의 양태가 심각하고 공공의 이익에 심하게 반할 경우, 여러차례 시정권고에도 이를 불이행할 경우에 한해 매우 제한적으로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안에는 ‘제한적’이라는 용어의 기준도 없고 시정명령에 이르기까지 내릴 수 있는 권고의 횟수도 밝히고 있지 않다. 사기업의 경우 기업경영의 자유를 이유로 들어 이에 반발하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인권위 정강자 상임위원은 “사회적으로 만연해 있는 차별을 시정함에 있어 일부의 저항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되고 있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 혼혈인 차별금지법 등이 국회에 상정돼 있거나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옥상옥(屋上屋)’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외국의 법이 6∼7개의 차별기준을 둔 것에 비해 차별금지법이 20개로 세분화한 것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 본부장은 이에 대해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해 20개로 늘어난 것일 뿐 실제로는 외국의 6∼7개 항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6-07-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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