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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까지 부르는 인터넷 중독 우울·불안증 유병률 높다

죽음까지 부르는 인터넷 중독 우울·불안증 유병률 높다

심재억 기자
입력 2005-08-15 00:00
업데이트 2005-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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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대구의 한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던 이모(28)씨가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부터 무려 50시간 가까이 잠도 자지 않고 게임에만 몰두했으며, 지난달에는 게임으로 결근이 잦아 직장에서도 해고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 중독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초·중·고교생은 물론 성인도 게임중독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인터넷 중독의 실태와 치료, 예방법 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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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

‘인터넷 중독’이란 인터넷에 빠져 사회·가정생활에 문제를 낳거나 주변에서 그렇게 인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인터넷 중독은 앞의 사례와 같은 게임중독과 채팅(사이버섹스)중독, 주식중독으로 세분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이정권 교수팀이 서울과 경기도 성남의 PC방에서 인터넷을 이용 중인 888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도 중독 3.4%, 과사용 41.3%로 나타나 10명 중 4명 꼴로 인터넷에 빠져 있었다. 중독 증상은 남성, 저학력자와 무직자,PC방 이용자, 인터넷 사용 빈도가 잦고 새벽까지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또 인터넷 중독자들의 우울증 유병률은 20.4%로, 과사용군이나 비중독군의 4.1%,1.6%에 비해 크게 높았으며, 불안증 유병률도 과사용군(9%), 비중독군(2.4%)보다 훨씬 높은 46.7%에 달했다.

인터넷 중독의 징후

게임 중독은 주로 청소년기 남학생들에게 많으며, 게임에 빠져 성적이 떨어지고 부모의 꾸중을 듣다가 급기야 가출이나 중퇴로 발전한다. 이런 증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징후는 다음과 같다.▲학교에서도 자고, 집에서도 계속 피곤해하는 등 지나친 피로증세를 보인다.▲성적이 떨어진다.▲게임 이외의 다른 취미활동을 기피한다.▲친구와 멀어지고, 가상의 인터넷 친구나 게임 패밀리끼리만 친해진다.▲학교와 집에서 반항과 불복종이 나타난다.

인터넷 중독은 다른 정신과적인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게 우울증이다. 우울증이 나타나면 우울감이나 삶의 어려움을 인터넷으로 보상받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또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알코올중독 증상이 심하며, 주의집중력 저하와 과잉행동·충동성을 보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정상 청소년보다 훨씬 많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가정에서의 소외, 부모의 지지 부족, 애정결핍, 과도한 밀착관계 등이 인터넷중독을 심화시키는 요인인 만큼 청소년들이 고충과 스트레스를 가족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홍성도(소아·청소년정신과)·이정권(가정의학과)교수, 서울아산병원 유한익(소아정신과)교수, 건양대병원 박진균(소아정신과)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05-08-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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