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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공개념 도입 추진] 개발 부담금제 다시 살아날 듯

[토지 공개념 도입 추진] 개발 부담금제 다시 살아날 듯

김성곤 기자
입력 2005-07-20 00:00
업데이트 200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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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변형된 형태의 토지공개념을 도입키로 하면서 도입의 적정성 및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가장 큰 쟁점은 사유재산권의 침해여부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땅값·집값 안정과 불로소득 환수를 위해서는 공개념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시장질서에 위배되고, 각종 개발사업의 발목을 잡아 사회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공개념의 구현수단이 꼭 개발부담금이어야 하는지도 논란거리다. 개발부담금보다 부작용 작고 약발이 강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현재 토지공개념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개발부담금제 부활 또는 전면 개편 ▲양도세·재산세 대폭 중과 ▲기반시설부담금제 조기시행 등이다.

반사이익 본 주변지역은 어떻게?

여당은 지난 2002년 부과가 중지(수도권은 2004년)된 개발부담금제 부활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이는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부칙의 ‘개발부담금 부과중지’ 조항만 삭제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경우 택지개발 사업으로 인해 땅값이 오르면 매각 등 처분을 하지 않더라도 오른 만큼 일정 부담금을 물릴 것으로 보인다. 단점은 해당 사업지에는 개발부담금을 물릴 수 있지만 반사이익을 본 주변지역이나 건물에는 부담금을 물릴 수 없다는 것이다.

토지정의시민연대 등은 그래서 토지시가의 일정량(2% 안팎)을 재산세로 물리는 ‘지대이자차액제’ 등을 주장하기도 한다.

개발이익환수제 선진국엔 없다?

개발이익환수제는 1947년 영국 노동당 정권이 처음 도입했다. 개발허가 뒤 오른 땅값에 대해 100% 부담금을 물리는 것으로 우리나라 방안과 유사하다. 그러나 67년에는 부담금 부과기준을 50%로 내린 데 이어 76년 보수당이 집권하면서 폐지했다.

현재 개발사업으로 오른 땅값에 대해 개발부담금을 물리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은 “다른 나라는 개발사업에 각종 시설 부담금을 물릴 뿐 오른 땅값에 대해서 부담금을 물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보유세 강화 약발 먹힐까?

개발 부담금 대신 개발사업으로 인해 땅값이 오른 경우 재산세를 무겁게 매기고, 처분시 양도세를 중과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방안은 기존 제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무리가 없다. 문제는 재산세가 불로소득을 제대로 환수할 수 있을 만큼 실효성이 있느냐는 점이다.

만약 과거 개발이익부담금제처럼 개발로 인해 오른 땅값의 25%를 재산세로 물리게 되면 토지보유자들의 조세저항은 불가피하다. 미실현 이득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거의 개발부담금제를 부활한 후 주변지역에 대해서는 양도세나 재산세를 부과하거나 개발부담금제를 전면 바꾸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기반시설부담금제 앞당기나?

정부는 지난 ‘5·4대책’을 통해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방침을 밝혔다. 이는 지역별·용도별로 세분해 등급을 정한 후 개발사업에 등급별로 부담금을 부과해 도로나 각종 시설확충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미 싱가포르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중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지만 그때까지의 땅값상승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그때까지는 양도·재산세로 땅값을 억제하거나 옛 개발부담금제를 한시적으로 동원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또 기반시설부담금제를 2007년이 아닌 내년부터 도입하는 방안도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다. 다만 세부 시행기준 마련에 시일이 걸려 조기 도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5-07-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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