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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퀄컴 로열티 재협상 ‘왕배짱’

美퀄컴 로열티 재협상 ‘왕배짱’

박대출 기자
입력 2001-08-17 00:00
업데이트 200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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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 제조업계가 미국 퀄컴과의 로열티 재협상문제로 자중지란에 빠졌다.공동 대응여부를 놓고 제조업체들간이해가 엇갈리고 있다.퀄컴측의 ‘왕배짱’전략에 휘말려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퀄컴,조삼모사(朝三暮四)식 재협상안=퀄컴은 93년 삼성전자 등 국내 4개기업과 동기식(미국식)CDMA(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 로열티계약을 맺었다.내수 매출의 5.25%,수출액의5.75%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조건이었다.당시 퀄컴측은 최혜(最惠)대우를 약속했다.이를 어기면 ‘즉시 통보한다’는조항도 달았다.

퀄컴은 지난 5월 중국 중흥통신과 CDMA 로열티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기업보다 훨씬 낮은 로열티를 적용했다.계속 쉬쉬해오다가 들통이 나자 최근에야 국내업체들에게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이것만 해도 ‘즉시 통보’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퀄컴의 재협상안은 종전 방식과 중국식(내수 2.65%,수출 7%)가운데 각 업체들이 택일(擇一)하라는 것이다.퀄컴이 세계 최대의 동기식 기술보유업체라는 독점적 위치를이용,횡포수준에 가까운 협상안을 내놓았다고 국내업체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국내 업체들,진퇴양난=정보통신부에 따르면 96년부터 지난해까지 CDMA단말기의 내수 규모는 16조9,901억여원,수출액은 66억3,697만여달러에 이른다.

한국식 협상조건을 기준으로 하면 내수 로열티는 8,917억원이고 수출 로열티는 3억8,163만달러가 된다.반면 중국식으로는 내수 로열티는 4,502억원으로 내려가지만 수출 로열티는 4억6,457만달러로 올라간다.일단 총액으로는 중국식이 유리하다.그러나 이는 과거 수출비중이 높지 않았을 때의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출 1,550만대와 내수 650만대에 이어 올 상반기 수출 830만대,내수 320만대로 수출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통부,공동대응 요구도 공염불=정보통신부는 지난 7일삼성전자,LG전자,현대큐리텔,맥슨 등 4개 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가졌다.회의를 주재한 손홍(孫弘)정책국장은 “업계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그동안 국내업체들이 퀄컴에 ‘많이 당했기 때문에’1대1협상보다 공동대응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협상력이 있는 삼성전자 등 메이저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통부가 공동 대응방침을고수하면 따라야 하겠지만 협상은 어차피 회사 대 회사여서 현실적으로 개별협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열티 분리협상론 대두=국내업계나 법조계 일각에서는분리협상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즉 수출 로열티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5.25%인 내수 로열티를 중국과 동일하게 2.65%로 낮춰야 한다는 것.

정통부는 퀄컴의 협상안이 패키지조건이어서 내수·수출조건을 분리해 재협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해당업체들은 정통부의 이같은 소극적인 입장과는 달리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며 적극적이다.LG전자 관계자는 “내수는 중국식,수출은 기존 한국식으로 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2001-08-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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