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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정리해고’ 신드롬/국유기업 개혁 따른 대량 실업 불가피

중국도 ‘정리해고’ 신드롬/국유기업 개혁 따른 대량 실업 불가피

정종석 기자
입력 1998-01-22 00:00
업데이트 1998-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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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 3D직종 기피… ‘풍요속 빈곤’

【북경=정종석 특파원】 지난 연말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4개 국유기업 현장을 방문했다.그는 이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경제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국유기업 노동자들의 대량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국제경쟁에서 이기고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부분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정리해고를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샤깡(하강)’으로 표현한다.일부 신문에서는 ‘정리실업’이라는 개념을 쓰기도 한다.최근 중국의 국유기업(주로 대기업) 개혁이 가속화하면서 ‘샤깡’ 근로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중국에는 91년부터 2001년까지 2단계 경제구조 조정 과정에서 모두 3천만명이 넘는 실업자가 발생할 전망이다.새해들어 호북성 수도 무한 등지에서는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시위소식이 잇따랐다.한국처럼 근로자들의 정리해고 및 재취업 문제가 중대한 정치적·사회적 현안이 된 셈이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안고 있는 또 다른 고민은 이러한 재취업 보장문제보다도 오랫동안 ‘철밥통(철반완:평생직장보장)’과 ‘큰솥밥(대과반:평등분배)’문화에 젖어온 국민들에게 어떻게 경제발전 단계에 맞는 취업관념을 새롭게 정립시켜 줄 것인가에 있는 것 같다.샤깡 대상자들 중에는 아직도 취업은 국가에서 시켜주고 ‘철밥통’은 당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상당수 국민들이 국유기업 체질에 안주한 나머지 개인능력을 따지는 사영기업 체질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고되고 더럽고 힘든 이른바 ‘3D직종 기피현상’이 뚜렷하다.

그래서 중국의 인력시장에서도 새롭게 ‘풍요속의 빈곤’ 현상이 나타났다.사람은 많은데 일자리가 없고,일자리는 있는데 사람이 없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998-01-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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