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소사이어티’로 돌아온 그룹 ‘에픽 하이’

입력 : ㅣ 수정 : 2004-08-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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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가득한 세상,눈을 떠라!

3인조 힙합그룹 ‘에픽 하이’가 새 앨범 ‘하이 소사이어티’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다.“사회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정치인을 위시한 권력을 가진 자들 때문”이라며 이번 앨범에서 부패한 상류사회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

“음악은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수단인 동시에 프로파간다의 도구”라고 말하는 이들은 정치인,기업가,미디어 등을 가차없이 꼬집었다.

‘에픽 하이’의 미쓰라,타블로,투컷(왼쪽부… ‘에픽 하이’의 미쓰라,타블로,투컷(왼쪽부터).스스로를 연예인이 아닌 “음악하는 시민들”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생각을 키우기 위해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사진 촬영 동안 흥에 겨워 몸을 잠시도 가만두지 않는 이들은 ‘많이 놀아본 티’를 팍팍 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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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 하이’의 미쓰라,타블로,투컷(왼쪽부…
‘에픽 하이’의 미쓰라,타블로,투컷(왼쪽부터).스스로를 연예인이 아닌 “음악하는 시민들”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생각을 키우기 위해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사진 촬영 동안 흥에 겨워 몸을 잠시도 가만두지 않는 이들은 ‘많이 놀아본 티’를 팍팍 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자본주의 논리가 조장하는 거짓에 눈을 뜨라고 외치고(Lesson2),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 한국 남성들의 여성무시 문화를 비판하며(Lady), 시끄러운 세상에서 단 하루 평화의 날을 갖자고 노래한다(평화의 날).“‘Lesson2’는 암울한 현실을,‘평화의 날’은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얘기한 거죠.그래서 두 곡은 같이 들어야 돼요.” 또 ‘Lady’는 1집 수록곡 ‘그녀가 불쌍해’의 방송용 버전이라는 게 페미니즘을 공부했다는 타블로의 설명이다.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무겁지만 음악은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발랄하고 때론 감미롭다.‘신사들의 산책’에서부터 ‘신사들의 절약정신’ ‘신사들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장난끼 넘치는 스킷은 웃음이 절로 터지게 만든다.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호리호리한 미소년인데 알고 보면 통뼈”라는 말로 표현했다.“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표현을 최대한 쉽게 하는 거죠.1집에 비해 2집은 한층 독설적이고 비판적이고 표현도 직접적인 게 많아요.”

이 때문인지 총 수록곡 18곡 가운데 4곡을 빼곤 모조리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타이틀곡도 ‘Lesson2’에서 ‘Lady’로 그 다음 ‘평화의 날’로 여러차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선생,정치가,경제,미디어 모두 다 거짓이야.”라고 외친 ‘Lesson2’는 그렇다치더라도 “삐까 뻔쩍”이 문제(‘삐까’는 일본말)가 된 ‘Lady’,“시속 200㎞ 폭주”가 법정 제한속도 위반이란 이유로 우정을 노래한 ‘뚜루루’까지 심의에 걸렸다며 불만을 터뜨렸다.“우리 나라 심의는 중학생들만을 위한 앨범만 만들라는 거죠.대중문화, 특히 대중가요의 영향력이 (사소한 것도 걸고 넘어질 정도로)그토록 막강하다면 그걸 더 이용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1집 때보다 피처링을 줄였지만 이번 앨범 또한 별들의 잔치다.서울의 빈민들에게 바친다는 ‘My Ghetto’에서는 ‘토이’의 객원 가수로 활약한 김연우의 색다른 매력이 느껴지고(이들은 그를 “한국의 R 켈리”라고 극찬했다.), 김현식·유재하 두 가수에게 헌정한 ‘11월1일’에서는 최근 불운한 사고를 당한 신인 R&B그룹 ‘Wanted’의 김재석 목소리가 감미롭게 감긴다.디지털 문명 속에 현대인의 고독을 노래한 ‘혼자라도’는 ‘클래지콰이’가 참여,우울한 감성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힙합의 빛과 소금”이 되고픈 이들은 이달말 한국적 힙합을 알리기 위해 일본,싱가포르 등지로 아시아 쇼케이스에 나선다.이번 행사는 타블로가 MTV 아시아 특집에 VJ로 출연한 게 계기가 되어 성사됐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4-08-13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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