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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속 최진실 이미지/가부장사회의 순종형/문학평론가 이재현씨 분석

CF속 최진실 이미지/가부장사회의 순종형/문학평론가 이재현씨 분석

입력 1992-10-08 00:00
업데이트 199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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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의 스타 최진실이 주는 대중적 이미지에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내포돼 있다는 여성학적 비판이 제기됐다.

문학평론가 이재현씨는 「말」최근호에서 「최진실 혹은 적과의 동침」이라는 글을 통해 여성학적 시각에서 「최진실신드롬」을 분석하고 『최진실이데올로기라는 새로운 적과 동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의문을 표시했다.

이씨는 특히 아내를 구타하는 남성폭력문제를 다룬 미국영화 「적과의 동침」에서 제목을 빌려옴으로써 여성학적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씨는 무명의 최진실을 스타로 만든 삼성VTR광고를 비롯해 요플레,타우너,더블베리광고에 나오는 최진실의 모습을 분석한다.

『남편 사랑은요,가끔 확인해봐야 돼요』와 『남편 퇴근시간은 여자하기 나름이죠』라는 유명한 대사를 퍼뜨린 삼성VTR광고,『엄마,딱 한개만 더,응?』하는 애교섞인 목소리의 요플레광고,『따아라 하지마』라는 멘트와 함께 특유의 깜찍한 당수포즈를 짓는 「더블베리」광고….

이씨는 『최진실은 한편으로 깜찍하고 발랄하고 도전적이면서도 친근하고편안한 우리시대의 요정』이라 평하고 『도전적이고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요즘 젊은 세대의 특성을 잘 표현한다』고 최진실의 매력을 분석한다.

그러나 최진실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제공하는 광고의 메시지에는 「여자는 시집 잘 가면 그만」,「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여자의 존재의의는 남편에게 사랑받는데 있다」와 같은 가부장제 성통념들이 깔려 있다는 것.

그 대표적 사례가 광고 1개월만에 1백%의 매출 신장을 올린 삼성VTR광고.

대개 신혼생활은 결혼전의 성적 긴장과 매력이 깨지고 신부의 아름다움도 희미해지는 과정이지만 여기에 최진실이 끼어들어 애정이 식어가는 것도 아름다움이 퇴색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여자는 예뻐야 한다」와 「여자의 존재의의는 남편에게 사랑받는데 있다」라는 두 가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최진실은 깜찍하면서도 도전적이고 자신에 찬 이미지를 통해 「여자의 행복은 남편 손에」라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강제한다』고 말하고 『여자의 정체성은 바로 그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에 의해 좌우된다고 규정하는 것』이라 공박한다.
1992-10-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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