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오대양」수사 최종발표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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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뻔한 「유씨 사기」 확인이 성과/집단변사 확연히 규명못해 아쉬움/자수동기는 “오대양­세모차단” 결론

검찰이 20일 세모 사장 유병언씨(50)를 상습사기혐의로 법원에 구속기소함으로써 지난달 20일부터 계속돼온 「오대양사건」의 수사가 일단 마무리됐다.

검찰은 그동안의 수사에서 종교를 앞세운 유씨의 사채사기행각,세모와 「구원파」·오대양과의 관계,집단자수자들의 자수동기 등을 밝혀냈다.

수사결과 목사안수를 받은 유씨는 지난 82년부터 「구원파」신도와 친·인척들에게 종교적 구원과 「하나님사업」을 내세워 갚을 뜻도 없이 11억6천여만원을 끌어모은뒤 사업자금으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또 김도현씨(38)등 암매장범 6명을 부추겨 경찰에 자수시킴으로써 세모와 오대양이 관계없음을 보이려 한 것이었음도 밝혀져 자수동기가 풀린 셈이다.

검찰이 검사 10명등 수사인원 50명을 동원,1백50여명에 이르는 소환자들의 서로 엇갈린 진술 속에서도 이처럼 4∼7년전 범죄사실을 밝혀내고 유씨를 구속기소한 것은 이번 검찰수사의중요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32명의 집단변사사건의 의혹을 이번에도 흔쾌하게 설명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남겨진 물적증거가 유씨 주변인물이 최종 이서한 수표의 행적과 유씨 명의의 현금보관증,오대양사무실에서 압수한 경리장부,소환자들의 진술 등이 고작이었다는 제약이 있었다.

마지막 변사자로 알려진 이경수씨의 사인이 자살이 아니라는 반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국제종교문제연구소 탁명환씨와 대전침례신학대 정동섭씨의 폭로와 진술은 유씨가 오대양과 세모의 관계를 덮으려 「구원파」잡지 「새길」기자 최숙희씨와 서초경찰서 이영문경사를 앞세워 자수모임을 주도하고 교육을 시켰다는 검찰의 자수동기설명을 납득시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부분에서 유씨와 경찰관신분인 이경사에 대한 법적구속력은 없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며,경찰관직무집행법에 이경사의 행위는 껄끄러운 선례로 남게됐다.

외부세력의 살해설로 최대관심을 모았던 이경수씨의 사인은 황적순·문국진 두 법의학자의 엇갈린 「2중흔적」논란끝에 목에 감겼던 매듭방식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풀리지 않는 옭매듭으로 이씨는 자기목을 감아 천장에 목을 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자살에 이르게 된 이유는 사채에 몰린 오대양이 세모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고 박순자씨의 동생 용준씨도 「삼우도 고통받고 있다」며 역시 도움을 거절,철저히 버림받아 자포자기에 이른 때문인 것으로 결론났다. 수사진행도중 불쑥 드러난 고위정치권의 세모 관련설은 사공일씨와 이형구씨등 정·재계인사의 소환조사결과 무혐의 처리됐다.

이에대해 송종의대전지검 검사장은 『끝내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사건을 명백히 했다는데 자부심은 있으나 수사의 아쉬움과 자부심의 비중 가운데 어느 것이 큰지는 후세가 평가할 것』이라는 말을 되새겨 봄직도하다.<대전=최철호기자>
1991-08-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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