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꿈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 화진포] 길은 맛있다 눈맛… l 2010-09-12
길은 맛있다. 맛이 있기에 길은 즐겁다. 길 끝에는 언제나 숨겨진 맛이 있다. 짠 길도 있고, 매운 길도 있고, 달콤한 길도 있다. 길 위에서 느끼는 맛 때문에 우리는 웃는다. 눈물도 흘린다. 방황하기도 한다. 길은, 저마다 고유한 맛을 갖고 있다. 그것이 길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이다. 길은 풍경이기…
[정홍택의 TV 엿보기 |도전 1000곡] 노래자랑인가? 가… l 2010-09-05
음치의 5대 요소라는 것이 있다. 첫째는 ‘부르는 사람은 매우 즐겁고, 듣는 사람은 매우 괴롭다.’ 이런 사람들은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멜로디가 조금씩 달라진다. 누구나 한번 들으면, 금세 부르는, 특히 외국인들도 쉽게 따라 부르는 <아리랑>을 그때그때 다르게 부를 수 있는 재주도 가지고…
[속삭임] 책보, 책갈피마다 빗소리가 들어 있는 l 2010-09-05
비는 늘 예고 없이 내렸다. 아침부터 비가 오면 비닐우산이라도 준비하여 등교하지만 오후에 내리는 비는 속수무책이었다. 먼저 책보를 펴고 한 귀퉁이에 책을 그리고 그 위에 도시락과 필통을 얹고 둘둘 말아 끝자락에 옷핀을 꽂아 풀어지지 않도록 한 다음 양쪽 끝을 잡고 어깨에 대각선으로 묶으면 …
[그의 삶 그의 꿈] 남북통일은 밥상에서부터 시작된다 l 2010-08-29
탈북자 출신 여성박사 1호인 이애란 박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종로에 있는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찾았다. 파고다 공원 옆에 위치한 허름한 건물의 2층, 입구에 붙어 있는 ‘남북통일은 밥상에서부터’라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미국으로 출국하는 날 갑자기 이루어진 인터뷰라서 사무실은 부…
[그늘 | 자연을 닮은 그늘집, 정자] 다섯 벗을 곁에 두… l 2010-08-29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의 작은 선착장. ‘일상’과 ‘일탈’의 갈림길 위에서 사람들은 배에 오른다. 보길도를 향하는 뱃길, 선실 한쪽에서는 거나하게 취한 여객들의 노랫가락 소리 흥겹고, 선실 밖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이들은 수평선 끝, 한 점. 무릉도원을 꿈꾼다. 자연 위에 지은 그…
[포토에세이] 녹색 바람이 사막을 바꾼다 l 2010-08-01
서울·경기지역의 하늘을 뒤덮어 오는 황사(黃砂)의 주 발원지는 중국의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사막이다. 강한 편서풍을 타고 쿠부치사막에서 떠오른 흙가루가 베이징(北京)을 거쳐 하루 만에 서울로 날아오는 것이다. 쿠부치사막은 동서의 길이가 262km, 면적 1만6,100㎢로 중국에서 7번째, 세계…
[그의 삶 그의 꿈] 오은선, 하늘 끝을 만졌다 l 2010-08-01
많은 이들이 산행을 한다. 한국엔 산이 많다. 국토의 70%가 산이니 산악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효율성 면에서는 평지보다 못하겠지만 산은 드러나지 않게 주는 게 참 많다.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 했던가.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산을 닮아 어질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산에서는 누구나 …
걷기|촌(村)스러운 이야기⑤아들과 함께 걸은 백두대간… l 2010-07-25
지난해 9월과 10월에 아들을 앞세우고 백두대간을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실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지난날 홀로 걸었거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걸었던 길을 그 세월 동안에 내가 낳아서 키운, 오히려 키는 나보다 더 큰 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단 두 사람이 가족의 전부인 우리가 백두대간에 있는 동…
[걷기 | 삶과꿈 에세이] 걷기와 사랑에 빠지다 l 2010-07-18
‘먹기 위해 먹는다’든지 ‘자기 위해 잔다’라는 말은 어딘지 어색하다. ‘먹는다’와 ‘잔다’라는 동사는 그 행위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걷는다’라는 행위의 목적은 어떤가? 차가 없어 걸을 수도 있고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까지 걸을 수도 있고 시장을 보기 위해 걸…
[걷기 | 삶과꿈 에세이] 아빠와 함께 천왕봉 숨소리를… l 2010-07-18
따뜻한 바람이 살결을 스치는 5월, 아빠와 나는 2년 전 실패했던 지리산 종주를 다시 꿈꾸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빠는 “현우야, 아빠랑 같이 지리산 갈래?” 제안을 했고, 나는 그 물음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좋지!” 라고 답했다. 2년 전 우리 가족은 ‘지리산 종주’ 실패를 맛보았다. 아빠가 지…
[걷기 | 산티아고 순례길]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 l 2010-07-18
내 안에서 문학을 내려놓고 “나는 문학을 시작할 때 내 문학이 있을 자리는, 반 고흐의 ‘다 해진 〈구두〉’, 그 낡은 구두, 제 몸을 아무리 부딪쳐도 삶이 양지로 변하지 않는, 또는 끝내 양지 쪽으로 자리를 옮길 수 없는 비통한 증거로서, 다 해진 그 구두가 있는 자리라 여겼다. 그러나 어느 순…
[에세이 | 뻐꾸기 소리] 듣는 가슴마다 슬픈 정 심는 … l 2010-07-18
이제 새소리를 들으며 계절 감각에 젖기란 어렵게 되었다. 기상청에서도 봄철을 관측하던 지정조류인 종다리나 뻐꾸기가 서울 근교에 날아들지 않아, 이러한 철새들에 의한 봄철의 관측은 어렵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공해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이에서도 볼 수 있다. 몇 해 전, 여름철의 고향길에서 다…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거제, 통영 l 2010-07-11
길이 끓는다. 어느덧 여름이다. 올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았던 지난겨울과 이상저온현상을 보였던 봄의 대반격이다. 길 위의 사람들은 벌써부터 가슴을 풀어헤친 채 울고 웃고 떠들고 소리친다. 그러는 사이 장마는 시작될 것이고 무더위는 미친 듯이 옷…
[그의 삶 그의 꿈] 이동우, 시력을 잃고 축복을 얻다 l 2010-07-11
인터뷰 하루 전 이동우 씨의 미니홈페이지에 들렀다. 메인 화면에 ‘오늘이 축복임을 알게 하소서’ 커다랗게 써 있었다. 사진첩에는 가족들과 함께한 행복한 생활, 그중에 딸 지우와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니홈피를 둘러본 느낌은 사랑과 행복 그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
[Movie | 하재봉의 영화읽기] 하녀 l 2010-07-04
고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품 <하녀> 원작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다시 만든 2010년판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부잣집에 하녀로 들어갔다가 안주인 몰래 주인남자와 관계를 갖고 비극적으로 끝나는 기본 줄거리는 동일하지만, 두 영화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김기영 감독은 일상의 …
윤정희, 시인이고 싶다 l 2010-07-04
계절의 여왕이 본격적인 붓질을 시작했다. 복사꽃, 배꽃이 피고 벚나무 가로수들의 꽃잎이 분분하고, 버스 엔진의 소음 너머 멀고 가까운 연둣빛 산색이 눈부시게 싱그러워 등받이에 기댄 몸이 자꾸 간지러웠다. 참 오랜만에 찾아든 설렘의 정체, 아주 오래 전에 먼빛으로 한 번 보았던 얼굴 하나가 떠…
[엄마밥상 | 매실] 여름철 비상약 ‘매실’을 준비하라… l 2010-06-20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로 우리를 매료시키는 꽃, 매화. 고고한 지조를 지닌 옛날 선비들은 꽃을 보기 위해 매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매화꽃은 선비의 정신을 지켜주고 열매는 그 효능이 뛰어나 몸을 살려준다고 하여 꽃 못지않은 대접을 받아온 매실은 음식으로, 약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매실…
[꿈꾸는집 | 독일인 한국연구가 웨르너 삿세 교수] 삼… l 2010-06-20
“사람들은 여행을 가더라도 그 과정을 지켜보지 않아요. 차만 타면 금세 졸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일어나요. 하지만 난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느리게 사는 사람들이 발견할 수 있는 행운인 것처럼요.” 전남 담양군 슬로시티마을, 돌담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연히 풀꽃들과 마주친다.…
[야생초 이야기] 긴병풀꽃 l 2010-06-13
봄이면 한차례 벚꽃이 만발하고 세상에는 바야흐로 꽃으로 가득 찬다. 봄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치 많은 꽃이 피는 계절이다. 주로 관상을 목적으로 하는 벚꽃 말고도 각종 과수에 피는 꽃이 우리의 눈길을 끌게 되는데 매화를 필두로 복숭아꽃 살구꽃 들이 집중적으로 이 시기에 피어난다. 이들…
[차와 생활] 한산 세모시를 구수하고 영양가 많은 모시… l 2010-06-13
이른 아침이면 이슬이 방울방울 맺히고, 스치는 바람 붙잡지 않는 거미줄을 닮은 세(細)모시. 세모시의 고장 한산에는 바람 냄새, 나무 냄새를 담아 옷을 짓고 차를 만드는 이들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가벼운 옷감이 있다하면 모시일 것이다. 그중 으뜸으로 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서천군…
[TV엿보기] 시청률 높은 ‘막드’의 고민은? l 2010-06-06
“막장 드라마라는 말들을 하는데, 제발 그 ‘막장’이라는 말은 피해 주세요”라고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금광이나 탄광 등 지하 광산에서 일하는 광원들이 그들이다. 그들의 말을 들어 보면 이렇다. “막장이란 우리들에게 생명이다. 매번 우리가 만나야하는 운명인 것이다. 그 막장을 뚫고 광…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 대관령] 바람의 환승역에 … l 2010-06-06
바람을 본다. 대관령 정상에서 폭주하는 바람을 맞는다. 바람이 몰려가는 길을 보기 위해선 먼저 저 바람을 다 견뎌야 한다. 막무가내 바람의 아우성을 다 들어야 한다. 신출귀몰 바람의 발굽소리에 정신을 놓는다면 그 순간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만다. 고삐를 단단히 쥐고 바람의 등줄기에 올라…
지미 카터 ‘사랑의 집’짓기, 너무너무 훌륭해요 l 2010-06-02
2001년 한여름인 8월 첫 주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오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로 붐볐다. 무주택 저소득 가정을 위해 ‘사랑의 집’을 짓는 해비타트의 연례 국제행사 ‘지미카터특별건축사업(JCWP 2001)’에 참가하기 위하여 입국하는 외국인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진 바지 차림으로 개인…
울엄마 |<석정리역의 어머니들>중에서 l 2010-05-30
그 시절 울엄마, 우리 어머니 우리 시대, 울 어머니, 그 너그럽고 부지런하며 참을성 많고 정성스러운 우리 어머니, 자식을 위해 어떤 일도 희생도 마다 않는 어머니, 이런 우리 어머니상(像)이 요즘 점점 퇴색해 간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 원인이 TV 프로의 오도 때문인지, 학교 교육의 부실 때…
촌(村)스러운 이야기⑤ |녹차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l 2010-05-30
녹차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다들 참 바쁘게 살아갑니다. 계절마다 돌아오는 농사일 외에도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겨울인 정월에 벌써 사람들은 고로쇠 물을 받겠다고 산에 올라 다니며 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수를 연결하고 나무의 수액을 받아서 먹거나 팔겠다…
[《복에 관한 담론》(돌베개) 중에서 | 무덤을 찾아다… l 2010-05-25
언제부터 생긴 기묘한 버릇인지, 나는 젊은 시절 외국에 나가 살 때 어느 새로운 도시를 방문하면 곧잘 그 고장의 묘지부터 찾아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독일 하이델베르크 유학 시절에 그곳 공동묘지에 묻힌 막스 베버와 마리안네 베버 부부,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철학자 쿠노 피셔 등…
[속삭임 | 잿간] 그리운 할아버지의 헛기침 l 2010-05-25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금방이라도 목소리가 들릴 것 같아 두려움에 떨었다. 밤에는 아예 변소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마을 이야기 주머니인 만이 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옛날이야기를 듣고 난 후 변소는 대낮에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어쩌다 밤중에 변소에 갈 때는 꼭 할아버지와 동행했다…
울엄마 | 엄마 아빠, 사랑해요! l 2010-05-25
글_ 수원칠보산자유학교 6학년 아이들·도움_ 홍경희 선생님 >>> 허미루 칭찬, 고마워요 우리 엄마는 특이하다. 학교를 갔다 오면 거의 잠을 잔다. 엄마가 좀 힘들어 보인다. 그러다가 잘하면 아예 내일까지 잠을 자 버릴 때도 있다. 하지만 아빠와 네(내)가 집을 나가면 활동이 활발해지는 …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경의선 주변 재개발지역 l 2010-05-16
아틀란티스/윤성택 바다 속 석조기둥에 달라붙은 해초처럼 기억은 아득하게 가라앉아 흔들린다 미끄러운 물속의 꿈을 꾸는 동안 나는 두려움을 데리고 순순히 나를 통과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곳에 이르러 막막한 주위를 둘러본다 그곳에는 거대한 유적이 있다 폐허가 남긴 앙상한 미련을 더듬…
[그의 삶 그의 꿈] 어린이들에게 번 돈 어린이들에게 … l 2010-05-16
《예림당》 나춘호 회장을 인터뷰하러 가기 하루 전 여주에 있는 ‘해여림식물원’에 다녀왔다. 해여림식물원은 예림당에서 운영하는 식물원으로 2005년 나춘호 회장이 설립했다. 인터뷰를 위해서는 식물원을 먼저 보고 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개장(4월 15일)하기 전이라 식물원에는 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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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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